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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 삶과 죽음의 공존(共存)  울진에 있는 응봉산에 올랐다. 계곡에 수북히 쌓여있는 모습이 눈에 들어온다. 
 작년 가을, 유럽에 갔을 때  여러나라의 공동묘지를 둘러본 적이 있다. 이 공동묘지는 사람들이 오고가고 주거하는 주택가 가운데 주로 위치해 있었다. 
 유럽에서는 내가 사는 집 가운데 공동묘지가 있어도 별 불만없이 그들의 친척과 친구와 이웃의 주검과 같이 살아가는 모습에 놀랐다. 
 이 지구상에 남녀노소, 직업의 귀천을 떠나 가장 평등한 것은 시간과 죽음이다.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며 죽음 또한 인간인 이상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신이 내린 공평함이다. 나도 죽고 너도 죽고 누구나 죽는다. 
 내 부모님은 모두 오래전 작고하셨다. 그들의 묘지 또한 내가 사는 집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는, 내가 매일 출퇴근하는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. 작고하신지 십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내 부모님의 죽음이 내 마음 속에 아주 가까이 있다. 내가 아는 이웃의 묘지도 그렇다. 그 이웃의 묘지 또한 내가 그 앞을 지날 때면 그 분의 평소 모습이 생각나고 언젠가는 내게 찾아올 내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된다. 
 우리들의 죽음과 생은 공존한다. 산을 오르며 작년에 떨어져 아직도 썩지 않는 제살의 나뭇잎과 또는 썩어 거름이 되는 제살의 주검을 먹고 새순을 돋는 나무를 보며 
 또한 이 모습에서 세상사람들이 저지르는 선(善)과 악(惡)! 
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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